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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뉴스 > 경향신문

 

“어, 인터넷 정보보다 싼 주유소가 있네!”

등록일 :
2008.04.17 11:33
등록자 :
경향신문
재생수 :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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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구로구 대림3동 신일주유소 앞은 아침 일찍부터 자동차들로 장사진이었다. 이 곳은 휘발유 판매 가격이 L당 1619원으로 서울시내에서 가장 싼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한국석유공사가 인터넷(www.opinet.co.kr)을 통해 휘발유 판매가격을 공개한 첫날인 16일 신일주유소(02-832-1700)에는 아침 일찍부터 휘발유 가격과 주유소 위치를 묻는 전화가 빗발쳤다. 이 곳 휘발유 가격은 인터넷에 공개된 정보와 일치했다. 서울 지역 다른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보다 최고 200원 정도 싼 가격이다. 가격 공개 이후 첫날 매출은 5~10% 가량 늘었다. 휘발유 가격 정보가 소비자에 공개됨에 따라 주유소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 곳의 최저가격 노하우는 박리다매(薄利多賣)다. 마진을 적게 하고 많이 판매하는 대신 세차나 마일리지 서비스는 없앴다. 휴지나 생수 등의 경품 제공을 최대한 줄여 단가를 낮추고 있다.

가격 책정은 일주일에 한번씩 이뤄진다. 정유사의 공급가를 기본으로 반경 4km 인근 주유소의 가격을 훑어본 후 결정한다. 이 주유소 관계자는 “특히 인터넷에 휘발유 가격이 공개된 이후 소리없는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고유가 시대에 워낙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해 간혹 가격 책정을 잘못하면 10원 차이로 매출이 10~20%로 바로 감소될 정도”라고 말했다.

며칠 사이 국제 유가가 최고치를 기록해 가격 인상을 고민 중이지만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격이 공개된 서울 시내 주유소 중 가장 싸다고 알려진 만큼 섣불리 가격을 올리기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석유공사가 공개한 휘발유가 정보에 대해서는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일주유소를 몇 년째 이용 중인 단골손님 강영희씨(53)는 “신문을 보고 ‘진짜 이곳인가’ 싶어서 와봤다”면서 “하지만 가장 싼 주유소는 옆 동네에 따로 있더라”고 말했다. 주유소 관계자도 “우리보다 항상 L당 10원 더 싸게 파는 주유소가 있다”며 “가격 공개를 하지 않아 우리가 ‘최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강씨가 가르쳐준 인터넷보다 싼 주유소는 강서주유소(02-849-9998)로 신일주유소로부터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었다. L당 휘발유 가격은 1609원. 특정 정유사의 특정 정유사의 상표를 붙이지 않은 이른바 ‘무폴 주유소’였다. 하루에만 2500대의 자동차가 몰린다고 했다. 웬만한 주민들도 ‘줄서는 주유소’하면 알은 체를 했다.

오후 5시 주유 중인 자동차만 8대, 기름을 넣기 위해 기다리는 자동차도 5~6대였다. 출퇴근 시간대처럼 한창 바쁠 때는 도로 50m 밖까지 줄을 서기도 한다. 이미 ‘서울에서 가장 싼 주유소’로 입소문이 난 주유소였다.

이곳의 마케팅 노하우도 이문을 적게 남기는 것. 무폴이기 때문에 그 때 그 때 싼 정유사의 제품을 원하는 대로 공급받을 수 있는 것도 비법이다. 하종동 소장은 “여기서 소비자가격을 더 낮추면 바로 공급가”라면서 “최저마진”이라고 설명했다. 여느 주유소들이 신용카드 포인트 적립 등을 서비스로 내걸고 있지만 “실질적인 서비스는 저렴한 가격과 품질”이라고 자신했다.

최저 가격이기 때문에 정품․정량이 아닐 것이라는 의혹도 있다는 질문에는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 자리에서 10년 동안 주유소를 했지만 품질 문제로 시비가 인 적은 한번도 없다”고 자신했다.

이번에 공개된 주유 가격 사이트 오피넷에 정보가 빠진 것은 “장사하느라 바빠 미처 정보를 올릴 틈이 없었다”면서 “솔직히 가격경쟁만 유도하는 것 같아 꺼렸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인터넷에 가격 정보를 올리지 않아도 싼 데는 소비자들이 귀신 같이 먼저 알고 찾아온다”고 말했다. 강서 주유소는 17일 중 오피넷에 가격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전국 1만2000개 주유소 중 80% 등록돼 있어 공개된 가격보다 더 싼 주유소가 있을 수 있다”며 “앞으로 행정지도를 통해 모든 주유소들이 가격을 공개할 수 있도록 이끌겠다 ”고 말했다.

<이성희 경향닷컴 기자 mong2@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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