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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뉴스 > 대전일보

 

⑨사회적경제 스토리- '북카페 산새'

등록일 :
2015.01.07 21:28
등록자 :
대전일보
재생수 :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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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찾아와서 마음과 지식을 나눌 수 있는 공간. 무료로 빌려간 책을 되돌려줄 때는 자신의 책까지 덤으로 기부하고 싶은 공간. 천안 동남구 쌍용동에 자리잡은 북카페 '산새'가 그렇다.
평범한 식당이었던 산새가 착한 먹거리를 즐기며 마음껏 책과 인문학을 논할 수 있는 포근한 공간으로 거듭난 것은 평범한 동네 아줌마, 지역 활동가들의 공모(?) 덕분이었다.
오래 전 학교 선·후배로 만나 지역에서 함께 활동하며 모임을 이어가던 이들은 '고전읽기'와 같은 독서토론모임을 지속하면서 누구나 부담없이 책을 읽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꿈꿨다.
도서관처럼 딱딱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아니라 누구나 편안하게 오가며 책을 접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갈증이 북카페 설립으로 이어진 것.
카페 설립에 필요한 자금은 당시 함께 활동하던 주부 오수연(45)씨와 여성학자이자 천안KYC시민단체 대표인 정이은숙(44)씨, 천안NGO센터 사무국장 강윤정(45)씨, 천안시의원이었던 장기수(48)씨, 대전일보 기자 윤평호(44)씨, 천안아이쿱생협 전 이사장이었던 이정화(49)씨 등이 능력에 맞게 모은 공동 출자금으로 마련했다.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이었기에 카페를 열기에 결코 넉넉한 돈은 아니지만 때 마침 식당으로 운영되던 공간을 저렴하게 임대하게 되면서 북카페를 본격적으로 조성하게 됐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 가까이에 자리잡고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교외로 나온 듯한 느낌을 풍기는 산새는 이들이 꿈꾸던 공간 그대로였다. 한 층에 99㎡(30평) 남짓한 넓이로 복층 구조를 갖춘 산새는 최소한의 리모델링을 거쳐 2010년 12월 지금의 산새로 문을 열었다.
산새의 전반적인 살림을 챙기는 상임이사는 오수연 씨가 맡았고 이사장은 정이은숙씨가 맡았다. 자력으로 시작했지만 산새가 지닌 차별성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 위해서 2011년 12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전환했다. 농촌사회학자 정은정(38)씨와 한정식집 대표인 박노진(49)씨, 아마추어 화가인 정상숙(47)씨 등도 출자금을 보태고 '산새지기'로 함께 활동하고 있다.
현재 북카페 산새가 보유하고 있는 책은 장르를 불문하고 2500여 권에 달한다. 처음 1500여 권은 각자 책꽂이에서 들고 나왔고 나머지 1000여 권은 기증을 받거나 새로 구입했다.
북카페이긴 하지만 단순히 독서를 하는 것보다는 대화나 토론을 나누는 모임이 많기 때문에 책은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다. 연락처만 적으면 누구나 자유롭게 빌릴 수 있기 때문에 반납하지 않는 사람도 많겠다고 물었더니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다"라는 오수연 상임 이사의 명쾌한 대답이 돌아온다.
"산새의 책은 누구나 무료로 대출 기한 없이 빌릴 수 있어요. 믿으면 돌아온다는 생각,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라는 관점으로 대출을 해주죠. 책을 대출해가는 손님 90% 이상이 책을 반납하고 오히려 자신의 책을 기부하기도 합니다. 2500여 권이라는 책이 많은 수는 아니지만 꾸준히 줄지 않고 유지될 수 있는 이유죠."
다양한 모임을 위한 공간 대여도 자유롭게 이뤄진다. 독서토론 모임은 물론 각종 친목모임과 공부모임, 동호회, 포럼 등 정기적으로 산새를 찾아 모임을 하는 단체만 20여 개에 달한다. 탁 트인 전경(?)을 자랑하는 2층 공간은 큰 규모의 행사나 특강을 할 때 전체를 빌려주기도 한다. 한 사람당 식사나 차 한잔을 주문하면 2-3시간 정도 공간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인문학 강좌나 기획 전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초반에는 한달에 한번 꼴로 꼬박꼬박 무료 인문학 강좌를 개최하다 보니 주변에서 수익사업에도 신경 써야 한다는 걱정어린 조언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소셜네트워크 공간이자 인문학적인 성찰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북카페를 기획했기 때문에 인문학 강좌를 자주 진행하고 있어요. 사회적기업이라는 타이틀 덕분에 초반에는 유명한 강사들이 저렴한 강사비로 와주기도 했고요. 최근에는 한 가지 주제를 갖고 시리즈로 특강형식의 인문학 강좌를 주로 진행합니다. 차와 다과비, 강사비 등 최소한의 참가비만 내면 깊이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셈이라 인기가 높습니다."
산새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와 음식은 '착하고 솔직'하다. 커피는 조금 비싸더라도 공정무역 원두를 사용하고 차 종류는 100% 순수 유기농 허브차로 제공된다. 산새에서 판매되는 빵과 쿠키도 천연발효종으로 생산된 우리밀 만을 사용한 제품으로 공수해 온다. 모든 식사메뉴에는 친환경 무농약쌀과 친환경 채소, 무항생제 계란, 국내산 돼지고기가 사용된다.
정이은숙 이사장은 산새의 가장 큰 자산으로 자신을 포함한 8명의 산새 지기들을 꼽는다.
"오수연 상임이사는 산새의 총괄 운영을, 강윤정 씨는 사회공헌활동과 시민사회단체 연대 사업을 담당하고 장기수 씨는 다양한 인맥으로 지역사회에 이 공간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장정숙 씨는 기획전시 파트를, 정은정 씨는 인문학 강좌와 식재료 공급에 관한 부분을, 박노진 씨는 메뉴나 매장운영 컨설팅에 관여하는 식이죠. 각자의 활동 영역이 있기 때문에 각자의 인간관계와 노하우를 산새를 통해 발현시키고 있습니다. 산새 지기들이 산새의 가장 큰 자산인 셈이죠."
산새의 가장 큰 바람은 지역 주민들의 머릿속에 언제나 편안하고 안정된 공간으로 기억되는 것이다.
"지역 사람들이 산새를 찾으면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책을 읽을 수 있는 편안한 공간으로 산새를 기억했으면 합니다. 누구나 애정을 갖는 공간으로 지속 운영되는 것이 산새의 목표기도 하죠. 이렇게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제2의 산새, 제3의 산새를 꿈꾸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을까요?" 김예지 기자·최고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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